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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5-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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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서 한 일이고 나 자신을 위해 한 일이지요

변방의 지역미술에 희망의 씨앗을 틔우는 송재진 작가

기사입력 2023-02-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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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움이란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누군가는 말했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사람은 대단한 것을 이루기 위해 욕심을 내거나 크게 애쓰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마음이 원하는 길을 한걸음씩 걸어갈 뿐이다. 그 길에서 만나는 소박한 것들과 소통하며 평화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며 넉넉한 마음으로 잊히고 사라진 것들에게 곁을 내어주는 사람이 있다.  


수채화에서 제가 강조하는 것은, 물은 자연스럽지 못하면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림을 보고 뭔가 억지로 해놓은 듯하면, 뭔가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잘 그린 작품이라도 좋은 그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화가이자 갤러리 관장인 송재진 작가를 즈음 갤러리에서 만났다. 한결같은 모습에 조용하고 차분해 보이는 송재진 작가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얼마 전에 기억해야할 작고 화가들을 펴냈으며 영주시민신문과 아트랩즈음(관장 송재진)이 공동 주관한 작은 그림전을 즈음 갤러리에서 열기도 했다.

 

조금은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던 작은 그림전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송재진 관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침체된 지역 미술의 작은 희망을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림이 필수품이 아니라 구매하기가 쉽지 않은데 출품작의 60%가 판매되었어요. 작가분들을 초대하며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한사람도 빠짐없이 작품이 판매되었어요. 작가들에게는 희망을 주었고 일반시민들에게는 즐거움을 준 것 같아 보람도 있고 기쁘더라구요. 신문사의 적극적인 홍보가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예술의 산업화, 미래의 먹거리는 문화예술이라고 구호를 만들고 박수만 칠 것이 아니라 정작 그 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송재진 작가는 20여 년 전부터 경북미술사에 애정을 쏟고 있으며 자료를 준비해오고 있다. 이미 '흔적과 기억이라는 영주. 경북미술 순례기를 펴내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경북미술사 일환으로 기억해야 할 작고 화가들을 출간했다. 앞으로도 지역별, 시기별로 경북미술사에 관련된 책을 펴낼 예정이라고 한다.

지역의 이야기는 지역사람이 써야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역사는 늘 중앙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방의 작가들에겐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으며 기록하지 않기에 그냥 사라져버리지요. 저는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을 하고 싶어요.”

 

전업 작가가 아닌 삶에 대해 화가로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직장생활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송재진 작가는 젊은 시절에 준비를 해두었기에 지금의 이 모든 일들을 좋아서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을 하였기에 그림이 생계수단이 아니었고 그리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지요. 

그동안 직장생활을 한 것이 지금의 이런 현재를 있게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몇 년간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좋아서 한 일이고 나 자신을 위해 한 일이지요.”

 

송재진 작가는 즈음 갤러리를 시작하고 그동안 10여회 초대전을 열었으며 청년작가 발굴전을 열기도 했다. 또한, 작년에 퇴직을 한 후에는 한 달에 두 번씩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앞으로는 주관해서 하는 전시회는 한 달에 한번만 할 예정이며 이외에는 대관도 해주고 상설전시도 하고 위탁판매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3월에는 제천에서 활동하는 정봉길 화가의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시의 울림으로 바라볼 수 있는 수채화를 그리는 화가의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정말 기대가 되요. 그동안 제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마음껏 표출할 수 있었는데, 올해에는 여백이 있는 삶도 살고 싶어요. 저 혼자 있어야 할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화가로서 그리고 싶은 주제를 찾아 여행도 떠나야겠지요.”

 

 

 

김미경 프리랜서기자 (iybc36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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